내부통제 미비에 모두 불명예 퇴진
새 수장은 내부 출신 WM 전문가
금융당국 “신한 사례 유념하면서
CEO가 직접 내부통제 점검해라”

2024년 12월 5일 16:56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가 내부통제 문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신한증권은 외부영입 최고경영자(CEO)가 금융사고로 3연속 낙마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5일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신한투자증권의 새 수장으로 이선훈 현 부사장을 추천했다.

1968년생인 이 부사장은 지난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주요 요직을 두루 지낸 내부 인사다. 그는 강남PB센터 팀장·대치센트레빌지점장·광화문지점장을 역임한 뒤 호남충청영업본부장·강남영업본부장 등을 맡았다. 이후에는 전략기획그룹장·리테일그룹장·영업추진그룹장 등을 지냈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1년 동안 SI증권의 초대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 올해 1월 신한투자증권으로 복귀해 부사장 겸 자산관리부문 대표를 맡아 왔다.

그는 영업점 시절부터 자산관리는 물론 기업금융 컨설팅에 탁월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었다. 리서치센터 연구원 못지 않게 기업 실사를 나서는 등 투자 분석을 철저히 한 뒤 개인고객 자산을 관리하는가 하면, 호주 스윈번기술대(Swinburne University)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기업고객의 성장에 기여했다.

김상태 현 대표의 교체는 이날 아침부터 대외적으로 예견된 것이었다.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금융감독원·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긴급현안 간담회’에 김 대표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김 대표를 대신해 간담회에 참석한 정근수 신한투자증권 GIB1그룹대표 부사장은 “내부 조직 체계·시스템 개편을 통해 문제점이 보완되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신한금융이 내부 인사를 증권 CEO로 내정한 건 외부 출신 CEO의 연이은 불명예 퇴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경험보다 조직 내부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한 인물로 회사를 쇄신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출신의 김병철 전 대표는 지난 2019년 CEO에 취임했으나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라임펀드 사태로 취임 1년 만에 사퇴한 바 있다.

2020년 3월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이영창 전 대표는 2021년 말까지 첫 임기를 소화했다. 이후 지주로부터 내부통제 정비 성과를 인정받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공매도 제도를 악용해 시세를 조종한다는 의혹과 더불어, 금융위원회로부터 공매도 제한 위반이 적발된 까닭에 추가 연임에 실패했다.

김상태 현 대표 역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부서의 1300억원 손실 사태로 퇴진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신한투자증권을 반면교사로 삼아 내부통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같은 날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CEO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의 경우 수직적·수평적 내부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런 사실을 유념해 내부통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CEO가 직접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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