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슈퍼앱 대대적 홍보했지만
펀드 매매하려면 별도로 앱 설치해야
“지주·증권 시스템 완전 통합 어려워”
2024년 12월 19일 14:09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지주사가 계열 증권사 서비스를 넣은 통합 앱(슈퍼앱)을 잇따라 출시하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각 슈퍼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증권 서비스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서로 달리 운영되던 지주 시스템과 증권 시스템의 통합이 애당초 불가능한 과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금융지주는 슈퍼앱 ‘NEW 우리WON뱅킹’을 출시했다. 우리금융 측은 슈퍼앱에서 우리투자증권의 주요 상품 가입·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금융 슈퍼앱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 증권 서비스는 자산관리계좌(CMA)에 불과하다. 또 다른 증권 서비스인 펀드 매매를 하려면 ‘우리투자(펀드)’ 앱을 별도로 깔고 이에 접속해야 한다. 슈퍼앱을 통해 우리투자증권(펀드) 앱 설치를 유도하는 셈이다.
이런 현실은 해당 서비스 주체가 각기 달랐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펀드는 옛 한국포스증권 서비스인 까닭에 이를 우리금융 시스템에 접목시키지 못한 것이다.
반면 CMA의 경우 우리금융 계열사였던 옛 우리종합금융의 서비스라서 슈퍼앱으로 끌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물리적인 통합이 아닌 슈퍼앱 안에서 추가 설치 없이 ‘우리투자(CMA)’ 앱으로 연결시키는 ‘앱인앱(App in app)’ 방식이다.
다른 슈퍼앱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KB금융의 ‘KB스타뱅킹’, 신한금융의 ‘슈퍼SOL(쏠)’, 하나금융의 ‘하나원큐(1Q)’, 삼성금융의 ‘모니모(monimo)’ 등도 슈퍼앱 안에서 각 증권사 앱으로의 연결을 유도하는 실정이다. 이들 슈퍼앱은 증권사 기능을 단순히 연결만 한다는 이유로 계열 증권사에 일체의 서비스 책임이 있음을 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앱인앱 방식은 모든 증권 서비스를 담을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제공하는 증권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슈퍼앱 구동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슈퍼앱에서 이뤄지는 증권 서비스는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등 일부 상품 주문 정도에 불과하다”며 “투자 상품이 복잡하고 그와 관련한 부수적 기능이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슈퍼앱을 쓸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완전한 앱 통합을 이루려면 리팩토링(Refactoring), 즉 앱들을 처음부터 다시 구조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작업을 하는 동안엔 다른 개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리팩토링 중 발생할 오류 돌출과 그로 인한 서비스 중단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각 지주사와 증권사가 앱인앱 전략으로 타협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와 계열 증권사가 오랫동안 따로 앱 개발을 해 온 상황에서 현재 나온 슈퍼앱은 궁여지책인 셈”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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