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운용사 수익률 경쟁력 입증에도
상위 5개사 AUM 점유율 확장세 지속
“수수료 격차·판매처 부족 등이 원인”

지난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50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이 유입된 가운데 대형운용사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 전체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173조5639억원으로, 지난 2023년 말(121조672억원) 대비 52조496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844개 ETF(인버스·레버리지 제외) 중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서학개미’가 100.2%의 수익률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 10종목<표 참고>을 살펴보면 TIGER·KODEX 등 전통 대형운용사 상품 외에도 HANARO·TIMEFOLIO·에셋플러스 등 중소형 운용사의 액티브 ETF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로서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ETF AUM 상위 5개 운용사의 시장 점유율은 92.8%다. 지난 2023년 말(92.5%) 대비 0.3%포인트(p) 증가하며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실제로 전체 수익률 2위 상품을 내놓은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AUM 1조6274억원으로 지난 2023년 말(1조9595억원) 대비 AUM이 3000억원 이상 줄었다.

수익률 3·4위 상품을 내놓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AUM 9546억원으로 지난 2023년 말(2750억원) 대비 247.1% 성장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역시 AUM이 23.5% 증가하는 등 분전했으나, 대형사 중심의 ETF 시장 판도를 흔들지 못했다.

ETF 성장세에도 업계는 중소형 운용사가 대량의 신규 자금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중소형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인공지능(AI)·빅테크 상품의 수익률이 양호했다”라며 “섹터가 비슷한 상황에서 대형사 ETF는 AUM도 많고, 규모의 경제로 수수료도 더 낮게 운용할 수 있어 중소형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더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퇴직연금 자금이 가장 많이 묶여있는 은행권의 경우 모든 ETF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시세뿐만 아니라 ETF의 포트폴리오 특징 등을 제시하는 채널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며 “브랜드가치 외에 정량 및 정성적 비교를 손쉽게 볼 수 있게 되면 경쟁력 있는 상품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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