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4천억 규모 발행 예고
보험사 첫 기본자본 확충

DB손해보험이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보험사의 기본자본 확충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자본 건전성 규제에 화답한 첫 사례이자 보험업계 최초 발행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손보는 오는 9월 4000억원 규모의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날 발행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제출했다. 주관사 선정이 완료된 후 발행액은 변동될 수 있다.

이번 발행은 기본자본지급여력(K-ICS‧킥스) 제도 도입을 대비한 선제적 자본확충으로 풀이된다. 기본자본킥스비율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에서 자본의 질이 높은 기본자본만으로 보험금지급능력을 평가한다.

올해 1분기 말 DB손보의 기본자본킥스비율은 74.4%로 직전분기 대비 11.3%포인트(p) 악화했다. 현재 당국이 제시한 해외 규제 수준 상단인 50%를 웃돌고 있지만, 지속적인 금리 인하 기조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 기본자본킥스비율은 올 1분기 기준 78.5%로 약 4% 내외의 개선이 예상된다.

현행 킥스제도상 단기적인 기본자본 확충 수단은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과 유상증자뿐이지만 그간 보험사에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력은 없다. 발행 조건이 기존 신종자본증권에 비해 까다로운 탓이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으로 인정받으려면 상환을 유도하는 스텝업(Step-Up) 조항이 없어야 한다. 또 이자비용은 기본자본 항목인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 배당 형태로 지급된다. 이에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면 조달된 자금이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즉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고 콜옵션 행사를 통한 상환 여부가 확실하다는 기본 전제가 바탕이 된 우량회사만 발행이 가능한 구조다.

이렇다 보니 기본자본킥스비율이 현저히 낮음에도 대다수 보험사는 발행을 고려하지 못하는 처지다. 업계는 DB손보를 제외하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우량 보험사만이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본다.

그간 보험사들은 단순 킥스비율 개선 목적으로 보완자본 성격의 후순위채 발행에만 집중해 왔다. 실제 올 1분기 국내 보험사의 기본자본은 3조9900억원 줄어든 반면 보완자본은 3조6050억원 늘어났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킥스비율 규제를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자본을 축적하길 요구하는 배경이다.

한편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는 DB손보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기존 등급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AA+(안정적) 등급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국내 최상위 보험사가 포함된 등급이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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