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현대차 등 5종목, 0.3 미만
PF, 거래대금 감소로 동력 부족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 올해 상반기였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이 넘는 증권주는 단 한 개도 없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시장에 상장된 증권주 20개 종목(우선주, 지주 제외)의 평균 PBR은 0.39로 0.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평가는 중소형 증권주에서 두드러졌다. DB금융투자의 PBR은 0.18로 증권주 중에서도 가장 낮았고, △현대차증권 △상상인증권 △유화증권 △교보증권 등도 0.3을 밑돌았다. 

일단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올해 증권사 실적을 견인한 것은 수탁 수수료 수익이다. 국내 60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수탁 수수료 수익은 1조6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5억원(19.4%) 증가했다. 1분기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효과다. 

이 효과는 개인 고객을 많이 보유한 대형증권사에 집중됐다. 전체 증권업계의 실적은 개선됐음에도 중소형 증권사의 반등이 크지 않았던 이유다. 

지주사 및 대형주 쏠림현상도 한몫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밸류업으로 인한 자금 유입은 금융지주사 중심으로 쏠렸다”며 “예전보다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PBR 1을 단기간에 달성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경우 올해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모습”이라며 “부동산 PF와 관련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도 예상됨에 따라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말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세법상 인센티브 혜택을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달 27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포럼에 참석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주주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행위에 대한 법인세나 배당소득세 문제”라며 “이 부분을 포함해 관계부처와 논의 후 정책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인세와 관련해 여야간의 입장 차가 존재하는 만큼 단기간에 합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편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것으로 기준값은 1이다. 1보다 크면 고평가, 1보다 작으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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