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년새 격차 4600억 좁혀
DC·IRP서 약진, 추후 중요도↑

퇴직연금 시장에서 삼성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맹추격하고 있다. 

확정기여형·개인형퇴직연금(DC·IRP) 중심의 삼성증권이 기세를 탔다. 반면 확정급여형(DB)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한국투자증권의 적립금 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 금액은 각각 14조4822억원, 14조1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증권 퇴직연금 사업자 14개사 중 각각 3위와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년 동기 한국투자증권(11조7556억원)과 삼성증권(10조9193억원)의 차이는 8363억원이었다. 

하지만 1년 새 한국투자증권이 2조7266억원을 적립하는 동안 삼성증권은 3조1917억원을 적립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이 4651억원 더 적립하면서, 격차는 3712억원까지 좁혀졌다.

삼성증권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간 것은 DC와 IRP 덕분이다. 

동 기준 삼성증권의 DC, IRP 적립 증가액은 각각 1조3136억원, 1조6853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 DC, IRP 적립 증가액 각각 8208억원, 1조4000억원을 앞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다이렉트 IRP’나 ‘3분 연금 서비스’ 등 퇴직연금 가입자의 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자사 연금센터에 숙련된 프라이빗뱅커(PB) 인력을 배치, 투자자 성향에 맞춘 연금 운용 컨설팅을 제공한 것 등이 DC와 IRP 성장을 이끌었다”라고 말했다. 

DC와 IRP로의 자금 유입이 뚜렷한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에서 높은 확정급여형(DB) 비중은 향후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내 DB 비중은 48.6%(7조331억원)다. 이는 전체 증권사 퇴직연금의 DB 비중(44.3%)보다 높다. 

DB 비중이 높지만, 자금 유입이 적은 탓에 삼성증권 대비 적립 성과가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DB 적립금은 7조331억원으로 직전 동기 대비 5058억원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해서는 75억원 감소했다.

이달 말부터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투자로 운용되는 퇴직연금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업계는 DC와 IRP를 선점하는 증권사가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물이전 제도가 본격화되면 상당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금 이동의 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증권사별 투자 편의성과 유치 성과에 따라 적립금 변동 폭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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