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표준정관 반영해 신설
“1분기 킥스비율 향방 봐야”
2025년 4월 17일 17:01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주주총회를 통해 사채 발행을 위한 정관 개정을 마쳤다. 지급여력(킥스‧K-ICS)비율 하향세에 미리 자본조달 방식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사채 발행에 대한 내용은 상장회사의 표준정관이나 이전까지 삼성생명은 정관에 이러한 내용이 없어 사채 발행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17일 현재 시장에서 삼성생명이 자본증권(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낌새는 없다. 이에 하향세인 킥스비율을 보완하기 위해 발행 가능성만 열어뒀다는 시각이 강하다.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창사 이래 처음 200%를 밑돌았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212.8%에서 지속 하향, 지난해 말 184.9%로 27.9%포인트(p) 하락했다.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주가 하락 영향이 가장 컸다.
올 3월 금융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강화 방안이 적용되면서 보험사 전반적의 킥스비율이 하락이 예고돼 있다. 이는 삼성생명에게도 자본증권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할인율 강화 이슈가 보험사의 킥스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1분기 발표될 킥스비율의 향방을 봐야한다. 아직은 채권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측면 정도의 의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상반기 내 확정될 킥스비율 권고치 하향 역시 변수다. 금융당국은 현행 권고치인 150%를 130%까지 내릴 계획을 갖고 있다. 기본자본킥스비율 기준치도 신설될 예정이다.
단 삼성생명의 기본자본킥스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6.2%로 일부 외국계를 제외하면 업권 내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본의 질을 높이려는 목적보다는 삼전 주가 이슈로 인한 자본하락을 해소하는 차원이란 시각이 강한 이유다.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을 마친 만큼 추가 지분 확대를 통한 가용자본 개선도 예고돼 있다.
킥스비율와 연계되는 배당 역시 삼성생명과는 무관하다. 현재 일부 상장 보험사의 ‘이익이 늘어도 배당은 못하는’ 상황은 배당가능이익 차감항목인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신계약 판매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생명은 현재까지 해당 준비금이 전혀 쌓이지 않은 상태다. 아직은 신계약 판매가 배당에 손실이 아닌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유일한 상장사인 셈이다.
만약 삼성생명의 사채발행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자본조달엔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요구자본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킥스비율 10% 상향을 위해 필요한 자본량은 2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보험사가 조달한 전체 자본증권 발행량(8조6550억원)의 27%에 해당한다.
한편 삼성생명은 지난해 결산 컨퍼런스콜에서 자본증권 발행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외부환경 여건 외에도 공동재보험과의 비교 등 유불리를 검토한 후에 결정할 것. 현재로서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