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불안으로 거래량 급증
열흘 만에 3% 넘게 가격 하락
비슷한 처지의 다른 보험사들
롯데손보 사태 영향 아직 제한적
2025년 5월 12일 18:14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8회 후순위채의 조기상환권(콜옵션) 이행을 연기하면서 해당 후순위채 평가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개인·기관 할 것 없이 불안심리를 느낀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손해보험 사태가 퍼트린 불안심리는 롯데손보와 비슷한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보험사의 후순위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모습이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8회 후순위채 평가수익률은 이달 초 3.3%대였으나 8일부터 이날까지 6.39%로 급등했다. 8일은 롯데손해보험의 콜옵션 연기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이다.
수익률과 가격이 반비례 관계를 나타내는 채권 특성상, 8회 후순위채 가격은 연일 우하향하고 있다. 이번 달 첫 채권 거래일인 지난 2일 1만118원에 감했던 8회 후순위채 가격은 이날 9809원에 장을 마쳤다. 대개 채권은 주식에 비해 가격 변동폭이 훨씬 작은데도 열흘 사이 3% 이상 떨어진 것이다.
이번 급락세는 롯데손해보험 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8회 후순위채를 대거 매도한 결과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1억~5억원 사이를 오가던 8회 후순위채의 일일 거래량은 7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거래일별로 보면 △7일 48억4590만원 △8일 8억7530만원 △9일 10억610만원 △12일 7억1910만원 등이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8일 행사될 예정이었던 후순위채 콜옵션에 대한 일정 연기를 추진하는가 하면, 대외적으로는 콜옵션을 행사함으로써 공식 상환 절차를 개시한다고 알렸다.
<관련기사: 본지 2025년 5월 7일 보도, 롯데손보, 후순위채 900억 콜옵션 이행 연기>
이에 금융감독원은 롯데손해보험의 콜옵션 행사에 즉각 제동을 걸었다. 콜옵션을 강행할 경우 킥스비율이 당국 권고치(150%)에 미달해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이석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난주 긴급 브리핑을 열어 “롯데손보가 당국·시장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조기상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유감”이라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 당국으로서 당혹스럽고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킥스비율이 당국 권고치를 가까스로 넘는 보험사에도 관련 영향이 번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여파는 미미한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킥스비율이 158.2%인 KDB생명의 경우 현재 10·11·12회 등 총 3개의 공모 후순위채가 장내 거래되고 있는데, 롯데손해보험 사태 전후로 이들 채권의 가격 변동폭은 0.1~0.2%에 불과하다.
킥스비율이 각각 157.3%, 153.7%인 푸본현대생명(16·18·20·23·24·26·27회)과 ABL생명(1~5회)의 공모 후순위채의 가격 변동폭 역시 같은 기간 0.1~0.2% 안팎이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