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프펀딩 민충기 대표
루프펀딩은 지난해 부동산 담보 P2P대출시장에 핫 이슈를 몰고 온 주인공이다. 중소건설사를 대상으로 2순위 건축자금 대출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만에 2300여명의 투자자들이 490억원이 넘는 자금을 루프펀딩에 투자했다.

평균 수익률 17.59%, 초저금리 시대에 대안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그냥 넘어가기 힘든 높은 수익률 설정은 루프펀딩의 설립 멤버들이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규 프로젝트 ‘발품 팔아 기회를 잡다’

“회사 공동대표 4명 중 3명이 같은 시기에 골드만삭스 주식조사부에서 투자자문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저희가 일하던 당시 미국과 영국에서는 P2P 2세대라 볼 수 있는 부동산 담보 P2P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죠. 저희는 한국에서 개인신용 P2P대출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처음부터 부동산을 담보로 한 P2P대출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민충기 대표는 골드만삭스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LG전자에서 근무하던 프로그램 개발자를 합류시키며 2015년 9월 루프펀딩을 설립했다.

대형 건축물은 은행, 증권, 보험사 등으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비를 조달 받을 수 있지만 소형 공사의 경우 자기 자본을 충족해도 자본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다수다. 루프펀딩은 이러한 소규모 부동산 사업자들이 고금리의 대부업체나 사금융이 아닌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들은 투자은행 출신답게 스스로를 ‘기회포착형’이라 부른다. 투자자가 원하는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안정성이 보장되는 한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많은 사람들이 2순위 건축자금을 대출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1순위 건축자금 대출 기업의 경우 상당수가 지방의 소형 건물인데, 저희는 강남과 같은 주요 도심권에 건축되는 건물 위주로 2순위 대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부실이 일어났을 때 두 건물 중 어떤 건물이 더 높은 낙찰가를 받게 될까요?”

그들이 높은 수익률에도 리스크 관리를 자신하는 이유는 기초실사와 상세실사 등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쳐 안정성이 높은 프로젝트만 투자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출을 신청하는 업체 중 하나를 선별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발품을 팔아 신규 공사주를 발굴하고 있다.

“저희는 새로운 공사주를 발굴하는데 업무의 반을 쓸 정도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동사무소에 가서 2~3개월 내에 인허가 받은 건물을 알아보고 유동인구, 교통 등 다양한 지역정보를 종합해 가장 적합한 건물을 찾아내죠. 그리고 공사주를 찾아가 저희의 자본구조와 우리를 통하게 되면 어떤 이득을 가질 수 있는지 상당히 오랜 시간 커뮤니케이션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며 담보의 안정성과 공사주에 대한 신뢰도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

◆’윤리와 도덕’은 가장 지키고 싶은 가치

루프펀딩은 부동산 담보 대출사업을 넘어 장기적인 로드맵으로 그들이 쌓은 부동산 빅데이터를 통해 어떤 지역에 어떤 형태의 건물이 투자가치가 있는지 선제안을 하는 사업까지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사주가 서울 역삼동에 15층 오피스텔과 2층 이하의 상가건물을 고심하고 있다면 루프펀딩의 부동산 빅데이터로 각종 변수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사주에게 제안하는 방식이다.

정확한 빅데이터를 쌓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때까지 루프펀딩은 부동산 분야의 전문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자동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민 대표를 비롯한 루프펀딩의 설립자들은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지키고 싶은 가치로 ‘윤리와 도덕’을 꼽는다. P2P사업은 불특정 다수 투자자들의 자금이 쉴새 없이 오가는 장소다. 비도덕적인 행위는 장기적으로 절대 성장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투자은행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회사만큼 윤리적인 측면을 강하게 교육시키는 회사가 없습니다. 프로젝트에 하자가 있다면 수수료와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고 해도 절대 실행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골드만삭스에 입사하면 지켜야 할 첫번째 항목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우리보다 먼저 생각하라’입니다. 저희는 그런 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루프펀딩은 올해가 P2P산업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00만원 개인투자 한도가 시행되고 상당수의 신용대출 건이 첫 만기를 앞두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P2P투자가 금지된 지금 조만간 나올 금융당국의 해석에 따라 P2P대출시장의 판세가 갈릴 수 있다.

P2P업체나 대출자는 투자자의 돈을 책임지지 않는다. 투자자 스스로 이자를 받는 대신 P2P중개업체의 리스크까지 모두 짊어진다는 계약에 서명한 것과 다름없다. 통장에 찍히는 소액의 이자는 그들이 감당해야 할 큰 리스크를 잊게 만든다. P2P업체가 그들이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를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할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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