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비은행 강화 차원서
외부 출신 내정했지만
라임사태·공매도 위반 이어져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2024년 10월 29일 17:26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이 수년째 외부 출신 CEO를 중용하고 있으나 매번 악재를 맞고 있다. 수장이 바뀌어도 내부통제에 실패한 사례가 연이어 터지면서 리스크 관리에 오점이 남게 됐다.

업계 첫 책무구조도를 마련한다는 공개선언과 달리 실제 도입은 늦어지는 가운데 1300억원대 손실까지 터지며 내부통제의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책무구조도를 마련했으나 각 부서에 정식으로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맵(책무구조도)은 나왔지만 모든 부서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었다”라며 “당국 가이드라인이 계속 바뀌어 확정적으로 도입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올 4월 신한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마련한 데 이어 연말까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에 터진 1300억원대 손실 사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은 신한금융그룹이 외부 출신 CEO를 내정한 이래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CEO로 내정된 김병철 전 대표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서 IB(투자은행)본부장과 FICC(채권·외환·원자재)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가 이끌던 신한금융투자는 주식 투자 리스크를 방지하는 ‘기업 위험 예측 모형’을 도입하는가 하면 업계 최초로 상품감리팀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와 라임펀드 사태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겹치면서 김 전 대표는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전 대표가 의욕적으로 내비쳤던 초대형 IB 도약은 무위로 돌아갔다.

후임 CEO로 내정된 이영창 전 대표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20년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보상안을 내놓으며 “조직·제도·문화 등 상품과 관련한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신뢰할 수 있는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각오는 공매도 관련 이슈에 휘말리면서 무색해졌다. 지난 2022년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위로부터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과태료 72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매도 가격 하락 방지 차원에서 직전 체결가 이하의 공매도 호가 제출을 금지하는 ‘업틱룰’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그 전부터 공매도 제도를 악용해 시세를 조종한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실제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은 개인투자자의 불신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같은 해 수장으로 내정된 김상태 현 대표 역시 미래에셋·메리츠·유진투자증권 등에서 재직한 외부 출신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관행과 타성이 내부통제 시스템의 원활한 운영을 막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며 임직원에게 각성을 촉구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운용 손실 사태로 체면을 구겼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한 개인의 책임인지 다른 책임소재가 있는지 등이 가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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